오준기컬렉션-단란주점 아줌마 엉덩이 - 단편

오준기컬렉션-단란주점 아줌마 엉덩이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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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단란주점 아줌마 엉덩이 

 

 

 

 

 

 

오준기... 

내 이름이다. 

 

천애고아... 

세상에 아무도 없는 외톨이였다. 

지금은 내 곁에 사랑스런 마누라가 있다. 

미라 누나 이후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여인이다. 

 

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재수가 더럽게 없어 군대생활도 꼬였다. 미국 놈들 때문에 사지에서 겨우 살아서 돌아왔다. 무사히 제대했으나 백수건달이 된 특공대 예비역 병장이다. 

 

사채업자 마상태를 만나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함께 간 노래방에서 우연히 수진을 만났다. 몇 년 전 내게 상처를 준 여인이다. 은인이었던 원장 아버지의 마누라를 내가 따먹었다. 그녀를 마음대로 유린하며 묘한 쾌감을 느꼈다. 

 

 

 

일어나보니 티나는 학교에 가고 없다. 

 

“삐쳤나?” 

 

다른 여자와 빠구리하고 들어왔는데 크게 내색하지 않던 마누라다. 어제 밤에 외식도 하고 기분을 많이 풀어주었다. 그녀도 여자였다. 질투를 하지는 않는다. 내게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다만 마음에 상처가 되었던 모양이다. 말도 없이 학교에 갔다. 

 

“신혼인데...잘못했나?” 

 

침대에 멍하게 앉아 있었다. 

 

“오늘은 뭐 하지?” 

 

꼬르륵... 

 

“아...배가 고프군!” 

 

인간은 참 간사한 동물이다. 적응도 빠른 동물이다. 며칠 전까지 군대에서 정시에 밥을 먹여주었다. 이제 스스로 찾아 먹어야 한다. 티나는 한국음식을 만드는 것에 아직 서툴다. 식탁을 보니 휑하다. 샤워를 하고 원룸을 나왔다. 일자리도 알아봐야 한다. 

 

“여보시오.” 

 

“덕호...형님!” 

 

전화번호가 그대로였다. 

 

“누꼬?” 

 

“목소리 이자뿐나 행님아!” 

 

“준기가? 벌써 나왔냐?” 

 

“하하...제대했심더...행님은 어딘교?” 

 

강덕호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도 모르게 사투리가 나온다. 

 

강덕호... 

 

내 어린 시절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남해의 폭주족 “질풍노도”의 넘버2였던 사람이다. 나를 남자로 만들어준 미라누나가 생각난다. 고아라서 멸시당하며 방황하던 나를 보듬어준 태원형도 보고 싶다. 두 사람은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 많이 울었다. 

 

그들에게서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같은 정을 느꼈다. 

 

고등학교는 중퇴 후 싸움질과 계집질로 인생을 낭비했다. 여자를 후리는 기술도 그 때 배웠다. 나를 도둑놈으로 몰았던 “정수”라는 놈이 양아치들에게 삥을 뜯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악연을 그렇게 다시 만났다. 그 일로 남해파 조폭형님들에게 무지하게 맞았다. 

 

나도 동네에서 주먹 좀 쓰던 놈이다. 

 

하지만 레벨이 다른 그들에게 전치 8주는 나올 정도로 맞았다. 그 때 나를 구해준 사람이 덕호형이었다. 그는 폭주족에서 남해파 조직폭력배로 전직했다. 굉장히 큰 체구의 그는 얼핏 보면 야생 곰처럼 보인다. 

 

“내도 나왔다 아이가. 얼마 전에...시방 어데고?” 

 

“서울...” 

 

“서울?” 

 

“어...고대 근처...” 

 

“면상 함 보자. 자슥아...신림역 근방에 와가 전화 때리거라.” 

 

덕호형의 걸죽한 목소리가 정겹다. 

 

“응. 밥 좀 사도...” 

 

“퍼뜩 오너라.” 

 

“성격은 여전하네. 달려가는 중이다.” 

 

덕호형은 내가 군대 가기 전 감옥에 갔다. 

 

혼자 밥 묵기도 싫고 옛사람이 그리워 전화를 했다. 2년 만인가? 군에 가기 전에 면회를 한 번 갔었다. 행님은 조직 전쟁에서 희생양으로 잡혀 들어갔다. 없는 놈들만 항상 고생이다. 씨발...나도 군대에서 개고생했다. 미군 개새끼들 때문에 생고생하고 돌아왔을 때 연락할 사람이 없었다.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 

덕호 형는 감빵에 있었으니까. 

 

휴가를 나와서도 면회는 가지 않았다. 군에 가기 전에 한 번 면회를 갔을 때 덕호형이 다시는 오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1시간 후 신림역 4번 출구 앞... 

 

“행님아! 신림역 4번 출군데...” 

 

“직진 100m하면 새마을 금고 하나 나온다. 글로 온나...나가꾸마.” 

 

“알겠다.” 

 

새마을 금고 앞에 2m에 가까운 신장의 괴물이 보였다. 덕호 형님이다. 나도 꽤 건장한 체격인데, 그 앞에 서면 꼬마로 보였다. 

 

“행님아!” 

 

“짜슥! 땡땡해졌네. 좆은 좀 자랐나?” 

 

덕호형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사타구니를 잡는다. 잽싸게 피하며 반격을 했다. 군대에서 2년 동안 놀고먹었던 것은 아니다. 조폭형님과 맞짱 뜰 만큼 성장했다. 

 

“마이 컸데이...하하하!” 

 

“행님이 커가 내가 자가 보인다 아이가...갑장들 중에서 내 좆이 제일 크다.” 

 

결국 길거리에서 덕호행님의 헤드락에 걸렸다. 

 

“항복! 배고프다. 밥 묵고 다시 붙자.” 

 

“짜슥...뭐 묵고 싶노?” 

 

“여자!” 

 

“흐흐흐...그거 무가 배부르건나?” 

 

헤드락을 풀고 어깨동무를 한 형에게 농을 던졌다. 

 

“한우 묵자카머 안 되겠제?” 

 

“이 자쓱이...행님 무시 하나? 가자.” 

 

형은 나를 데리고 걸으며 이것저것 묻는다. 지하철에서 좀 떨어진 한산한 이면도로에 꽤 큰 고깃집이었다. 주차장도 넓고 가게도 깨끗했다. 비싼 가게처럼 보인다. 예상이 맞았다. 특급 한우라고 메뉴판에 있는 놈이 몇 만원이나 한다. 

 

“실컷 무라...아지메! 여기 주문 바드소...” 

 

“진짜제? 배 터지게 묵는다.” 

 

“배 안 터지기만 해라. 확...”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두려움에 벌벌 떨지도 모를 인상이다. 그러나 나는 그 눈빛에 담긴 정(情)을 느낀다. 형님이 고기를 주문한다. 

 

“아지메...아가씨가 왔네. 사장 없나?” 

 

“네. 잠시 외출하셨어요.” 

 

주문을 받으러 온 여자는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다. 

 

“아가씨 맛있는 부위로 4인분 주고...” 

 

형이 주문하다 말고 나를 본다. 

 

“낮술 한 잔 하까?” 

 

“괘안나? 술 마셔도?” 

 

“와?” 

 

물어보지 않았지만 행님은 여전히 그 바닥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쓸데없는 걱정은 했다. 조폭이 낮에 하는 일이 뭐 있다고... 

 

“아이다. 묵자...군대 물 빼는데는 소주가 최고라고 하데...” 

 

“씹새가 말은 뻔지르하게 잘 하제. 상판도 뺀지르하고...” 

 

“내 원래 좀 생겼다 아이가. 질투하나?” 

 

“지랄한다...아지...아가씨 소주 2병 먼저 주소.” 

 

아가씨가 당황하며 주문을 받고 잽싸게 사라졌다. 형의 인상이 좀 험악하다. 기본 반찬과 야채 그리고 소주는 금방 나왔다. 형이 내게 술을 따르며 묻는다. 

 

“와 고대 아페 방을 잡았노?” 

 

“마누라가 고대 다닌가 아이가...” 

 

“마누라? 니 장가갔나? 언제? 이 자쓱이 행님한테 연락도 안하고...” 

 

뜨거운 숯불이 그 때 들어오지 않았으면 날라 차기를 할 태세였다. 

 

“하다보이 그래 됐다. 결혼식도 안하고 산다.” 

 

“와? 사고치가 알라부터 깠나?” 

 

과속으로 애기부터 만들고 동거한다고 오해를 했다. 

 

“아이다. 아는 아직 없다. 외국 아가씨다.” 

 

“뭐라? 젊은 놈이 뭐가 아시버가 베트남 가시나고?” 

 

“하하...베트남 아이고...그럴 사정이 있다.” 

 

“사정?” 

 

“행님아...건배하자. 고기 탄다.” 

 

고급음식점은 역시 다르다. 

 

아가씨들이 손수 고기를 구워준다. 우리는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한우를 입안에 쳐 넣었다. 주문을 받은 아가씨가 아니라 미시처럼 보이는 아줌마가 우리 담당이었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하지만 그녀는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다. 고운 얼굴의 미시는 집개와 가위를 부지런히 놀린다. 

 

“캬아....행님은 요새 뭐 하노?” 

 

“캬아...술맛이 완전 쥑이네...내? 뭐 하던 일 하제.” 

 

“행님 부산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나와가 바로 상경했다 아이가. 큰형님이 식구들 데리고...” 

 

“우와...전국구 됐나?” 

 

형님이 서울에 있다고 해서 의문이었다. 내가 군에 가기 전 남해파는 부산으로 세력 확장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덕호형은 교도소에 다녀왔다. 

 

“하하하...좆 달고 태어나가 서울 가씨내들 함 무거봐야제...” 

 

“행님 좆에 먹히면 다 죽는데...하하!” 

 

“내 좆이 좀 실하기는 하지...크크...캬아...” 

 

고기를 구워주던 미시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우리의 음담패설 때문인지 숯불의 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전자 때문이 아닐까? 

 

아줌마도 여자니까. 

 

고깃집에서 2인분을 더 시켜서 소주를 2병 더 먹었다. 식사로 냉면을 시킬 때 식당 사장으로 보이는 여자가 테이블로 다가왔다. 

 

“강사장님! 언제 오셨어요?” 

 

“민사장! 오랜만이제...바쁘네. 장사도 잘 되고...” 

 

“염려해준 덕분이죠. 동생인가 봐요. 잘 생겼네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참한 인상인데 무언가 남자의 눈길을 끄는 색기를 가진 여자였다. 

 

“고향 아우...와? 젊은 놈 보니까 거가 질퍽하게 젖었나?” 

 

“사장님도...농담이 지나치세요. 호호호...” 

 

우리는 술을 꽤 많이 마셨다. “낮술”은 애비, 애미도 못 알아보게 만든다고 알려진 마약이다. 젊고 예쁜 여사장에게 형이 진한 농을 거는 모습이 웃기다. 여사장도 웃음으로 농을 받아넘긴다. 덩치는 산만한 곰으로 보여도 형은 꽤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어...어떻게 알았어. 이 자슥은 안 돼. 내 친동생이나 다름없다고...” 

 

치고 빠질 때를 아는 자가 현명한 자이다. 

 

민보경(40)... 

마흔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예쁘고 젊어 보인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슬쩍 훔쳐본 엉덩이는 예술이다. 최근에 남편과 갈라선 이혼녀였다. 웃을 때 드러나는 잇몸과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가 매력적이다. 

 

“맛있게 드세요.” 

 

나 역시 눈칫밥으로 꽤 긴 시간을 버틴 인생이다. 행님과 그녀 사이에는 미묘한 무엇이 있다. 냉면에 소주를 1병 더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2차 가자...” 

 

“좋지.” 

 

형님은 계산을 한 뒤 내 목을 팔로 감으며 외쳤다. 

 

“다음에 또 오세요.” 

 

“간다. 민사장!” 

 

“안녕히...계세...요...” 

 

“잘 가요.” 

 

술기운에 말이 자연스럽게 안 나온다. 그녀가 살짝 내게 윙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헛것이 보이나? 오후 4시 밖에 안 되었지만 우리는 꽤 치기가 올랐다. 역시 낮술은 무섭다. 거리에서 행인들이 우리를 피한다. 왠지 무서워서 피하기보다 더러워서 피하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 

 

실제로 덕호형은 무서워 보이기도 할 것이다. 

 

형이 나를 끌고 간 곳은 지하의 음침한 술집이었다. 영업을 시작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식당을 나서기 전에 형이 어딘가로 전화를 했었다. 

 

“마담! 나 왔다.” 

 

“강사장님! 못 말려...어디서 이렇게 마셨어요?” 

 

형의 부름에 룸에서 아줌마가 한 명 나오며 대답한다. 

 

“민사장네...울 동상이야. 인사해...” 

 

“안녕하세요. 이렇게 잘 생긴 동생이 있었어요?” 

 

아줌마가 나를 보며 눈웃음 지으며 인사한다. 

 

“침 흘리지 마...준비 됐어?” 

 

“흥! 내가 언제? 정민숙이라고 해요. 그냥 정마담이라고 불러요.” 

 

정마담은 형에게 눈을 흘기며 내게 활짝 웃는다. 그 웃는 모습이 섹시하게 보인다. 술이 많이 취하기도 했지만, 나는 역시 아줌마 혹은 유부녀들에게 더 끌렸다. 정마담의 볼록한 가슴이 내 시선을 잡았다. 

 

“어디야? 가시네들은?” 

 

“특실에 준비했는데...아가씨들은 시간이 좀 걸려요.” 

 

단란주점이다. 아가씨를 불러 노래도 부르고 술을 마시는 곳이다. 형이 눈을 부라리며 마담을 닦달한다. 

 

“뭐? 이런 쌍년들이...” 

 

“형! 소리 좀 그만 질러..귀 떨어지겠다. 정마담...” 

 

“네?” 

 

나의 자연스런 하대에 그녀가 좀 놀란 눈치다. 어린 사내가 어머니뻘의 여자에게 반말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술이 용기를 준다고 해도...그녀도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이었다. 

 

“아가씨 안 불러도 되니까...문 잠그고 들어와.” 

 

“네? 뭐...라고...요?” 

 

황당한 표정의 정마담이 나를 보며 되묻는다. 

 

“아가씨 줄 팁을 뭉쳐서 줄게. 우리 둘 정도는 너끈히 상대할 수 있잖아. 안 그래?” 

 

“에?” 

 

“매상도 올리고 즐겨보자고...싫어?” 

 

정마담은 나를 보며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덕호형을 본다. 내가 먼저 선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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