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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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와 0 301


하루

아내는 한껏 들떠 있었다. 자신의 스무 살이 다 지나가는 이 마당에, 하루 정도의 자유는 내어 주어도 괜찮지 않느냐는 부탁에 선뜻 승락 했지만, 찜찜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도대체 뭘 할 껀데?’ 















난 그게 제일로 궁금했다. 















‘글쎄, 아직은 계획된 건 없구….근데 당신은 허락은 하는 거지?’ 















난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도, 허락한다는 것도 찜찜했다. 24시간이라는 공백이 그처럼 커다랗게 느껴져 본 적도 없었다. 이유를 대면서 걸고 넘어질 꺼리 조차 처음엔 아니었다. 20대를 보내면서, 다가올 30대를 맞이하는 기로에 설 때, 자기만의 이정표를 갖고 싶다는 아내의 바램을 뿌리치기에는, 조금 억지스런 이유라도 대야 했지만, 난 그러질 못했다. 서른 번째 맞이하는 아내의 생일 전날, 아내는 24시간의 휴가를 나에게 요청한 것이었다. 아침 8시에 집을 나서서, 다음 날 정확히 아침 8시에 집으로 돌아 오겠다는 아내의 외유…..보기엔 그럴싸 했지만, 난 불안감이 먼저 나를 뒤 흔들고 있었다. 















‘아니, 요즈음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여자 혼자 몸으로 그것도, 유부녀의 몸으로 하루 외박을 당당히 신청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겄네…’ 















‘자기는 꼭 그 외박에 관점을 맞추는데, 사실 24시간 중에서 그 박이 차지하는 게 얼마나 오랜 시간이 될 거 같아? 아니, 무박이면 또 어쩔건데? 당신 심사를 긁어 놓으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 24시간의 기억은 나만이 간직하는 것이고, 난 조용히 내 생활로 돌아 온다잖아? 못 믿겠어?’ 















‘믿고, 자시고가 아니라,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허락했다가, 경치는 일이라도 맞이하면 어쩌냐 이거지, 내 말은….’ 















‘경 치다니? 그건 또 뭔 말이래?’ 















‘아니, 뭐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 하루의 공백으로 인해 당신이란 사람이, 쉽게 말하면,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는 당신이란 사람이 하루 아침에 격변하게 될 지 누가 아느냐 이거지.’ 















아내는 나의 걱정에 대해서 코웃음을 쳤다. 단지 하루밖에 안 되는 시간에 도대체 무얼 어떻게나 장황하게 일을 벌릴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난 그래서 아내에게 감시원을 하나 딸려 붙이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안심이 안되니까. 이걸로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빠짐없이 담아서 집으로 보내. 요사이 택배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알쥐? 내가 그 날은 안 나가고, 당신의 행적을 눈이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을 테니 말이야. 어때? 내 생각이?’ 















아내와 나는 아침 8시부터 다음 날 8시까지의 행적을 캠에 담아, 3시간 간격으로 집으로 보내기로 했다. 캠의 장시간 녹화 기능을 예상하더라도, 1시간 25분에서 20분을 상회하니 대충 테이프 두 개면, 사이의 공백 15분 정도를 제외하고, 3시간을 느끈히 커버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 에서였다. 















‘그럼 배터리는 어쩌구? 그 하루 동안 계속 갈아 끼울 배터리를 무데기로 사?’ 















‘그건 아니쥐. 우리 집에 여유로 있는 배터리가 4개 잖수? 그러니, 만땅으로 충전해서리 3개를 갖고 나가. 아마 2개는 소모되고, 한 개 정도가 남을 거야, 그래서 3시간 후에 테이프가 올 때 내가 세 개를 충전해서 갖고 있다가 주는 거야, 그러니까 2개만 더 구입하면 만사 오케이 아니겄어요?’ 















‘그럼 되겠네. 참, 사람 의심두! 내가 뭐 나쁜 일 이라도 저지르러 가남?’ 















아내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나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아내가 나가 있는 동안, 3 시간 간격으로 배달 되는 테이프에서 나는 아내의 하루 동안 벌어지는 휴가의 뒤풀이를 따라잡을 것이고, 아내는 그로 인해 선을 넘는 일탈은 스스로 자제하질 않겠느냐는 것이 나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내가 밖에서 있을 동안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난 보고의 의무만 있지, 책임은 지질 않을 거야. 나두 성인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나,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나는 그 당시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의 생일 전날, 아내는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긴장하고 흥분에 겨워했다. 마치 소풍을 앞두고 있는 초등학생 1학년처럼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집안살림이나 할 줄 알았고, 그 흔한 동창회도 빠짐없이 나갈 줄도 몰랐던 아내가, 나도 없이 집안의 모든 일들을 떨치고, 하루 종일, 그것도 외박을 포함한 하루간의 외유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아프리카 오지를 길잡이도 없이, 맹수의 소굴 속을 넘나드는 것과 진배 없는 계획이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입고 가려고?’ 















아내는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으려는 모양 이었다. 















‘밖에서 하루 종일 있을 건데, 좀 편해야지. 볼 것도 많고, 다닐 곳도 많을 텐데, 馨?다닐 수야 없질 않겠수?’ 















‘그건 그래, 활동성이 중요하지.’ 















난 아내의 그런 차림에 일단 안심을 했다. 평소에 못 가본, 로데오 거리의 명품 점 이나, 카페, 식당, 남싸롱 같은 곳을 지치도록 다니겄구만 이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러려면, 차려 입고 나서는 것 보다는, 신발에 주눅들고, 옷차림에 치이는 것 보담 백 번 낫다는 생각에 나도 흔쾌히 승낙을 했다. 게다가 평소에는 커피 한잔으로 때웠다던 아침 상에 아내는 억척스럽게도 진지를 잘도 자셨다. 















‘아니, 그렇게나 잘도 드시남?’ 















‘밖에 나가 봐. 배고파 지면 그거 다 돈 인데….든든히 먹고 나가야지…..’ 















‘근데, 캠 가방은 잘 챙겼니?’ 















‘그럼, 근데, 그 무거운 거 꼭 들고 나가야 돼? 암튼, 어깨 빠지면 당신이 책임 지라구……’ 















아내의 식사가 끝나고, 시계를 보니, 8시 10분 전 이었다. 신발을 신으려는 아내의 앞에 서서, 나는 들고 가려던 가방에서 캠을 꺼내 찍기 시작했다. 















‘자, 여기 좀 봐. 우리 마나님, 이제부터 하루 동안 문 밖 출입이요! 그렇지…그렇게 손 흔들고,……자, 여기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3 시간 후에 테이프 두 개가 정확히 도착 해야 쥐, 그렇질 않으면 너 경친다. 전화기도 충전, 잘 했지? 얼릉 다녀와. 이제 하루나 있어야 보겠네 그랴…..헐…..참, 그리고, 그 캠, 내장 마이크가 영 시원 찮어…..음질이 개판으로 녹음되는 때도 있으니까? 가끔 촬영한 거 돌려보고 영 이상하면 그 마이크 부분을 좀 때려….그럼 말 잘 들을 거야.’ 















아내가 캠을 돌려 받고, 가방을 어깨에 맨 채로 현관 앞에 있는 나를 찍기 시작했다. 정확히 8시 정각…..하루 동안의 외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툴툴거리면서도 아내는 캠을 걸어가는 도중에도 끄지 말자는 서로의 약속 때문에 돌아 버리겠다는 말을 하며, 대문을 나섰다. 아내에게 들려준 캠은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최신형 이었기에 손등을 감아 도는 밴드도그다지 죄어오지 않을뿐더러, 무게도 가벼웠다. 다만 내가 들려준 가방은 예전의 구닥다리 캠을 넣어 가지고 다니던 것이라 부피가 컸다. 아내는 가방의 크기에 조금은 감사하면서도, 여전히 대문 밖을 나서면서 투덜거렸다. 아내가 나가고, 나는 사전에 연락해 두었던 택배 회사에 전화를 걸어 아내가 남긴 핸폰의 번호를 다시 확인 했다. 이제 아내는 지금부터 녹화한 테이프를 3시간이 되기 20분 전쯤에는 마무리를 해야 하고, 소모된 배터리를 챙겨, 현재의 위치에서 택배 회사를 불러, 찍은 테이프와 소모된 배터리를 건네면 되었다. 세 개중에 2개 정도가 쓰여질 것이고, 테이프를 전달 한 뒤에 돌아올 세 개의 충전된 배터리가 그 뒤를 이를 것이다. 그 다음이야 내가 테이프와 배터리를 받아, 새로이 충전된 배터리를 건네고, 아내의 위치로 그 배터리를 배달하면 되는 릴레이 순서……그렇게 세시간의 간격으로 내일 아침 8시까지 나는 대충 16개 정도의 테이프를 받아 들게 될 것이고, 배터리의 충전을 위해 잠을 거의 못 잘 것이 뻔했다. 나는 여분의 공 테이프까지 충분한 량을 사다 가방에 넣어 주었다. 















*25일 오전 11시 25분* 















초인종과 함께 택배 회사의 배달원이 나를 찾았다. 















‘여기 싸인해 주시죠. 배달 될 것이 있다고 하던데…..’ 















‘여기 이 포장지 안의 배터리를 배달해 주시면 됩니다. 되도록 빨리요….’ 















‘예 알겠습니다. 비용정산은….’ 















‘이미 카드 번호를 회사에 남겨 놓았습니다. 내일 아침 8시까지 해당되는 모든 서비스 비용을 정산해서 청구하시면 될 겁니다. 내일 아침 8시 에는 정산 영수증도 함께 갖고 오셔야 합니다, 아셨죠?’ 















‘네.’ 















그는 정확히 배터리 두 개와 테이프 두 개를 배달해 왔다. 나는 우선 배터리를 충전기에 걸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세 시간 이후 또다시 배달 되어 올 소모된 배터리를 충전을 통해 확보해 놓는 것이 급선무였기에….나는 라면을 끓여 탁자 위에 놓은 뒤, 집에 보유 하고 있는 캠코더 테이프의 아답터에 끼워 VTR에 넣었다. 다른 캠은 이런 액세서리가 없었지만, 이 VHS-C타입의 캠 테이프는 VTR 테이프처럼 생긴 갑 안에 캠의 테이프를 넣고, VTR에 넣으면, 별도의 작업이나 케이블 연결 없이도 VTR 테이프를 넣는 것처럼 바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익숙한 현관의 모습, 바로 3시간 전, 아내가 현관에서 나를 찍어 주는 모습이 TV화면에 가득히 비쳤다. 내가 테이프의 내용과 그 당시의 현장 상황이 일치하는지 보려고 중간 중간, 아내에게 전화를 넣었음은 물론이다. 전화를 건 시각, 현재의 위치, 주변의 정황 등을 간략하게 적어 놓았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테이프가 도착한 후에 녹화 시에 남아 있는 시간과의 대조작업을 통해 전화 통화 내역과 화면 내용과의 일치가 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함 이었다. 첫 번째 테이프는 집에서부터 출발하는 내용 이었다. 캠에 익숙지 않아서 인지, 조작법을 몇 번이고 숙지 했음에도, 아내가 찍은 화면은 계속보고 있으려니 비위가 왠간히 강한 나도 메슥거리기 까질 했다. 















##여보, 나, 지금 전철역으로 가고 있다! 평소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거 있지?## 















보행 중에 숨이 차면서도, 아내는 캠을 가르켜 말을 잊질 않는다. 출발이 자못 괜찮은 편이다. 사실, 이런 촬영을 감시자처럼 딸려 보냈지만, 온전히 혼자만 다닌다고 가정 한다면, 대부분의 내용 중에 이동간의 부분과 잠이 든 이후는 별다르게 살펴볼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아내의 발걸음은 그래도 신이 나고 있었다. 가끔 전철 안에서 졸고 있는 학생을 줌인 하거나, 자신의 장난끼를 키득대며, 놀려대는 폼은 서른 살이 다 된 유부녀라고 보기에 너무 천진한 감마저 들고 있었다. 라면을 먹어가며, 테이프를 고속으로 회전 시키다가 아내가 두 번의 전철을 갈아탄 것을 알게 되었다. 역을 환승할 때 마다, 역의 표지판을 무슨 관광지 처럼 커다랗게 땡겨 화면에 담는 아내….. 















##치치..칙칙…치치…칙칙…## 















아내가 역 구내를 가리키며, 무어라고 얘기하는데, 잡음과 함께 이야기가 끊어지고 말았다. 기어이 또 저 놈의 내장 마이크가 지랄을 떠는 구만. 중간에 점검이라도 했는지 궁금했지만 테이프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무성영화도 아니고 주변의 소음이나 아내의 목소리 대신에 떨리는 화면과 찍찍대는 마이크의 고장 난 소리만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나도 차츰 테이프가 두 개째를 접어들고 있었지만 집중도가 지극히 떨어져 가고 있었다. 아내는 열심히 무언가를 찍어대면서 전진했고, 사람 구경 못한 사람처럼 온통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인간들 구경하러 밖엘 나갔나? 아내는 명동에 도착했다. 나이가 있어서 인지, 젊은 애들이 있을 법한 강남 대신 그녀는 명동이 더 그리웠던 모양이다. 나는 두 번째 테이프가 끝 날 때까지 그 동안 적어 두었던 아내와의 통화 기록을 살펴 보았다. 화면에 표시 되어 있는 시각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통화 시각, 아내는 번잡스러웠음에도 화면 속에서 캠을 자기 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나에게 통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기록에 남기고 있었다. 















*25일 오후 2시 20분* 















다시 초인종이 울리고 택배 하는 사람이 문을 두드렸다. 오전의 사람과는 다른 이였다. 















‘자, 여기 싸인 해 주시고요. 여기 있습니다.’ 















정확히 배달된 테이프와 배터리…..나도 충전된 배터리를 택배원 에게 건넸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나는 주의사항을 일러 주었고, 별 희한한 사람 다 보겠다는 눈치를 긁으면서 사라져 갔다. 그러든가 말든가….. 















##여보, 이제 잘 들려? 그냥 이상해서 이 테이프 갈면서 시험 삼아 해 봤는데, 찌직 거리지 않겠수? 그래서 당신 말대로 내장 마이크를 손바닥으로 딱딱 때렸지 뭐. 지금은 잘 들리지?## 















역시 마누라는 나의 주의 사항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근데, 비가 오시려나 봐…….. 내가 하늘 쫌 비춰 볼께……자, 봤지? 오늘 일기예보를 잘 듣질 않고 나와서 후회 열나 되네. 우산도 없는데….암튼 요리조리 이 빼어난 몸매를 이용해서 비 사이로 막 가볼껴…..아! 많이 먹고 나왔는데도, 점심때 되니깐 배까지 고프네…..이래서 아줌마 소리 듣나 봐.## 















어련할라구? 아내는 KFC근처의 유명한 냉면집 2층으로 들어갔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그 뜨끈한 육수가 끝내준다며, 기어이 감동도 오질 않는, 컵 안의 허여멀건 한 육수를 비추어 주는 아내……아내가 배가 고프긴 고팠던 모양이다. 물냉면을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사리까지 덤으로 시키는 아내의 식욕…..나도 땡기는데….쩝…..그 세 번째 테이프는 아내의 식사 시간으로 거의 소모 되었다. 네 번째 테이프를 걸고서 나는 창 밖을 한번 쳐다 보았는데, 하늘이 장난이 아닌 게, 비가 와도 쉽사리 멎을 형세가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꽈광하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후아, 맛있게 잘 먹었다. 자기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나 이제, 남대문 시장 뒷골목으로 가서 순대도 먹고, 떡복이도 사먹고 그럴거야…괜찮지?## 















아니, 그렇게 먹고도 또 뭘 사먹는다구? 난 설거지를 하면서도 내 두 귀를 의심했다. 대강 설거지를 마치고,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번에는 편한 자세로 소파에 누워 네 번째 테이프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내가 화면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질 않는 것 같았다. 자신이 보고 싶은 대상을 향해 휙휙 돌려대는 캠으로 인해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현기증이 동반되고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정말 남대문 시장은 사람들이 많고도 많았다. 사람 구경 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며, 마냥 즐거워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댈그럭 하는 양철판 소리가 나면서 캠은 아내의 상반신으로 초점이 고정되었다. 















##자기, 기억나? 자기가 이런 곳에는 와 본 적 없을 거라면서 나 데리고 왔던 그 순대집……나 태어나서 그때 처음 가 봤다고 얘기하면서 창피해 죽을 뻔 했다니깐? 캠은 지금 이 순간도 이 드럼통 위에서 잘 돌아가고….찌찌찍…찍찍찍…찌지## 















이런! 그 도라무깡으로 만든 탁자 위에 캠을 올려 놓는 순간, 그 충격으로 마이크가 또다시 지랄을 떠는 모양이었다. 아내는 순대와 떡복이를 시켜놓고 우걱우걱 잘도 먹어댔다. 곱게만 자란 부자집 외동딸 이었던 아내가 그런 곳에 와 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연애할 시절 데리고 가 본 곳이 그곳 이었다. 잘 먹고 있던 아내가 갑자기 황급히 캠을 챙기며, 자리에서 주섬주섬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웬일인가 하고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데, 화면 속에서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캠을 끄지도 않고 그냥 손에 든 채, 비를 가리기만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런 와중 이었으니, 소리를 확인해 볼 여유는 기대할 수도 없었다. 아마 그 곳도 비가 역시나 쏟아 붓는 모양이었다. 나는 통화 기록판을 살펴 보았다. 음식이 나오기 직전 통화한 기록에는 비가 온다는 말이 없었는데, 아마도 음식을 먹다가 비가 쏟아진 것 같았다. 입고 간 하얀 반팔 블라우스가 쩍 하니 들러 붙은 아내의 가슴팍……그런데, 이상했던 것은 평소와 다르게 브래지어를 하질 않은 것이었다. 캠의 렌즈는 아내의 정면을 향하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젖은 머리를 보여준다는 찰나에, 자신을 향해 돌려져 보인 모습은, 까맣게 블라우스에 그 종적을 드러낸 아내의 돌출된 유두였다. 아내는 가방을 매고 있었고, 한 손에는 캠이 들려, 팔이 위로 치켜져 있는 상태라, 사람들이 잘 알아 볼 수는 없었을 테지만, 그건 분명히 브레지어가 없는 맨 살의 젖꼭지가 분명했다. 나는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여?’ 















‘자기야?’ 















‘응, 난데, 지금 어디니?’ 















난 통화를 하면서 통화 시각을 적고 있었다. 그리고, 장소까지도….. 















‘지금 화면으로 보니깐, 비 많이 오던데, 지금도 그 순대집 이니?’ 















‘아니, 근처에 카페로 들어갔지 뭐…..비가 와도 보통 와야지 말이야. 머리도 쫌 말리고….지금 자리에 앉아서 물기 닦으면서 전화 받는 거, 캠에 다 들어가고 있어.’ 















‘근데, 지금 보니깐두루, 너 브라쟈도 안 하고 나갔드라?’ 















‘어머, 그게 화면으로 나와? 어머머 어쩌니….여기 들어올 때까지, 캠에 물들어 가지 않게 하려고 온 신경을 쓰다가 그건 몰랐네…..어쩌지? 남들이 내 젖꼭지 다 봤으면?’ 















유달리 크고 도드라진 아내의 젖꼭지를 사람들이 모른다 할 리 없었다. 아마도 속으로 한번 빨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내의 유선과 함께, 젖꼭지는 매력덩어리 였으니까. 















‘암튼 감기 안 걸리게 물기나 빨리 닦고……그래 앞으로 어쩔 계획이셔?’ 















‘글쎄, 천천히 머리 말리면서 생각할 거야.’ 















아내는 그래도 그쯤에서 돌아 올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한번 내친 걸음인데, 보고 싶은 건 다 보고 오겠다는 억지스런 심뽀…… 















*25일 오후 5시 40분* 















생각보다 늦게 사, 도착한 테이프를 두고 내가 한 소리 했드만, 교통이 막혀서 죽을 맛 이라며, 아내가 있는 자리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며, 되려 푸념을 장황하게 늘어 놓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다. 아내는 카페에서 거지반 머리를 말리고, 커피를 시켜 놓고 창 밖의 비 내리는 모습을 한참 동안 즐기고 있었다. 여전히 마이크는 찌직 대고 있었고, 아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캠을 돌려대는 것에만 신경을 쓰면서, 그 카페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자리에 앉아 창 밖 구경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직 비는 멈추고 있질 않았지만, 화면 속의 창 밖은 이미 지나가는 비처럼 비가 멈추고 있었다. 아내는 비가 멈추고 왠간히 기운을 차렸는지, 다시 거리로 나갔다. 그런데, 아까부터, 카페에 들어와서 느낀 것이지만, 캠의 영상이 흐릿하고, 자동초점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가 지 멋대로 초점이 맞았다가는 풀어지고 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비를 맞는 도중에 렌즈에 빗방울이 튀면서 그 얼룩으로 인해 자동으로 조절되는 오토 포커스 기능이 제대로 동작을 하질 못하는 것 같았다. 역시나 아내는 그런 사실 조차 모르고 있는 듯 했고, 마이크와 더불어 렌즈 앞의 얼룩은 최악의 녹화 상태를 나타내고 있었지만, 아내는 모르고 있었다. 나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메시지로 연결된다는 음성과 함께, 통화가 되질 않았다. 어찌 된 거지? 화면 속의 아내는 시청 앞 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 초여름이라 해는 길게 늘어져 있어 별다른 생각은 들고 있질 않았지만, 통화가 되질 않는다는 것은 일말의 불안감을 구름처럼 몰고 오는 중이었다. 이제 곧 저녁이 될 텐데, 밤 늦게까지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니려는지…….통화는 계속되질 않고 있었고, 나는 연거푸 집으로 메시지를 확인 하는 대로 가능한 빨리 전화를 하라고 목소리를 남겼다. 나는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전화를 기다렸지만, 다음 번 택배가 배달될 때까지 아내로부터 전화는 걸려오질 않았다. 















*25일 저녁 8시 15분* 















‘띵동!’ 















난 시켜놓은 자장면을 먹다 말고 용수철처럼 튕겨 나갔다. 벌써 통화가 되질 않은지, 몇 시간 째 인지……문 밖에는 다른 택배원이 서 있었다. 















‘자, 여기 싸인해 주시고요.’ 















‘아니, 이걸 받아 가셔야져?’ 















나는 충전된 배터리를 들어 보였지만, 멀뚱하니 서 있는 택배원이 아닌가? 















‘그래여? 아까 그 분은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그 물건을 건넨 분이 그랬다구여?’ 















아내가 배터리를 받아오라는 말을 잊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택배원을 앞에 세워두고 다시 통화를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통화는 역시 되질 않았다. 나는 그렇다면 그 물건을 어디서 수령했는지, 물어 보았다. 그러나, 그 사람은 시청 앞의 길거리에서 수령했다고만 하는 것이었다. 자신은 다시 배달해야 할 것이 없기 때문에 다음 배달지로 가야 하니, 만일 전하실 것이 있으면, 본사로 연락해서 다른 택배원을 부르라는 말만을 남긴 채, 떠나 버렸다. 배터리가 필요치 않다는 건 무슨 이유일까? 통화도 되질 않는 상황에서 나는 갖은 억측과 상상 속에서 애가 탔다. 내가 밖에서 희희낙락 쭉빵 걸들과 열나 좇질을 하고, 돌아 다닐 때, 나와 날밤이 새도록 통화가 되질 않던 아내의 심정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나는 급한 마음에 테이프를 틀었다. 아내는 시청 앞의 호텔로 들어가고 있었다. 캠은 아직도 찌직 대는 소음이 들리고 있었다. 아내는 스테이크 요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마도 그 식당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식당에 들어섰는데, 아내는 거침이 없이 홀로 들어가고….예약도 없이 아내는 정해진 좌석처럼 자리에 가서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빠게뜨가 나오면서 식사는 시작되었다. 언제나처럼 화면에는 아내가 즐겨 하는 포도주가 나왔고, 가끔 같이 먹었던 필레미뇽 스테이크 요리가 아내의 식탁으로 나왔다. 아내는 겉은 조금 익고, 속은 피가 흥건하게 안 익힌 채로 먹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얌전히 앉아서 식사를 하는, 그것도 공공적인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 것을 대하니 통화가 안되어, 겪었던 불안감이 조금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별일이야 있을라구……아내는 식사를 천천히 마치면서, 식당을 나섰다. 캠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아내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승강기의 문이 열리고, 아내는 12층을 눌렀다. 나는 그런대로 마음이 정리되고 있었다. 밤중이 되도록 돌아다닐 생각을 접고, 호텔에 들어가 잠을 청할 듯이 보인 아내의 행보가 저으기 안심을 시켰기에 하는 말이다. 난 불어 터지긴 했지만, 자장면을 끝까지, 훌훌 털어 먹고 거한 트림을 날렸다. 전화야 곧 통화가 되겠지, 방에 들어가서 곧 할텐데….혹시 아까 비에 전화기가 고장이 났나….뭐 그럴 수도 있을 테지, 요즈음 기계라는 것이 겉만 번지르르 했지, 내구성이 있어야지 말이야…..밖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12시간이 지났다. 앞으로 남은 12시간….평안히 지날 수 있을까? 















*25일 밤 11시 05분* 















나는 때 아니게 일찌감치 배달된 테이프에 놀라고 말았다. 통화는 역시 안되고 있었지만, 어김없이 배달된 테이프……역시 택배원은 배터리를 달라는 말을 하질 않고 돌아갔다. 나는 샤워를 하다 말고 튀어 나와 문을 열고 몸의 물기도 닦질 못한 채, 수건 한 장만을 달랑 두르고, 테이프를 틀었다. 9번째 테이프…..아내는 호텔방에 들어서서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충전기와 같은 모델이었다. 어떻게 저걸? 아내는 그것을 능숙한 솜씨로 캠에 직접 전원을 연결했다. 더 이상 배터리가 필요치 않게 되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그랬나? 아내는 캠을 탁자에 올려놓고, 침대 쪽을 향하게 하고는 방안의 불을 모조리 켜고, 창문의 커튼을 닫았다. 야경이라도 감상하려면 커튼을 젖혀야 할 텐데, 아내는 잠을 자려는 모양 이었다. 이어서 아내는 잠시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마도 욕실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샤워라도 할 생각인 듯…..낮에 비도 맞고, 아마 몸도 찝찝하니, 그게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을까라는 나 나름대로의 예상을 해본다. 















##딱딱……이제 잘 들리겄지, 안 그려? 그려야 남편께서 자네의 간드러진 음성을 듣고 뚜껑이 시방 팍 열리질 않겄냐 이 말이지, 내 말은?## 















난 피가 갑자기 꺼꾸로 솟는 것 같았다. 렌즈를 바라다 보며, 어떤 남자가 벌거벗고 캠의 내장 마이크를 손으로 내리치는 모습이 잡혔다. 온 몸에는 시퍼런 용 문신이 고불대고 있었고, 나처럼 아랫도리를 타올로 가리고 있었지만, 불룩 튀어 나온 앞섶은 그 크기가 보이질 않고 있어도 만만찮게 보이고 있었다. 시간 적으로 봐서 그 자가 그렇게 있을 여유는 없었는데, 그렇다면, 집사람은 이미 예약된 저 남자의 방으로 들어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을 만났다? 난 무언가 해야 했지만, 도저히 테이프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 남자는 침대로 가서 벌렁 누웠고, 문을 열어놓고 샤워를 하는지, 캠의 뒤편으로 들리는 듯한 물줄기 소리가 확실하게 전해지고 있었다. 다만, 렌즈에 묻은 비 얼룩으로 인해, 초점이 맞추어 졌다가 흐려졌다 하면서 정확하게 그 남자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 것이 나를 안타깝게 하고 있었다. 















##.....걔는 데리고 왔어?......## 















아내의 질문……아니, 이 상황에 걔는 또 누구? 모를 소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었다. 침대에 기댄 채로 그 남자가 타올을 재끼면서 물소리에 안 들릴까 봐 큰소리로 아내의 질문에 대답했다. 















##올껴, 곧 온다 혔어…..이런 신나는 빠구리를 놓칠 수 있간디?## 















빠구리? 그렇다면, 저 인간과 다른 놈팡이까지 합쳐서 집사람이 삼섬을 하려고 휴가를? 그런데, 정 하고 싶으면, 숨겨서 하면 될 것을 어째서 나에게 테이프까지 보내 가면서 낱낱이 까발리는 이유는 또 뭐야? 















##.....친구는 어떻게 되고?## 















##친구도 따라 온디야! 걱정 붙들어 매라고, 시방….. 욕심도 징허지….구녕이란 구녕은 다 막아 번져야 속이 든든 할라나?## 















새로 올 놈은 한 놈이 아닌 모양 이었다. 그것도 세 놈이 한번에 아내를 덮치다니…..이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바로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이미 벌어진 과거를 나는 현재처럼 테이프를 돌려보며, 흥분하고 있었다. 지금 시각으로 봐서 그 새로 온다는 놈들이 도착했다면, 아내는 벌써 개벌창이 나고 있을 시각이었다. 나는 도저히 나를 추스릴 재간이 없었다. 경찰에 신고를? 아님, 내가 직접 찾아나서? 어딘 줄 알고? 마지막 택배가 호텔방으로부터 나왔을 테니, 택배 회사에 연락한다면 알 수 있질 않을까? 아님, 그 근처의 호텔을 일일이 뒤져 봐? 12층을 넘는 호텔이 그 근처에 무어가 있지? 난 테이프 한 개가 끝나가고, 행동을 취해야 할지, 다른 나머지 테이프를 봐야 할지,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머지 테이프를 틀었다. 















방안은 환 했으며, 의자에는 등을 대고 두 사람이 맨 살의 등을 보이고 앉아 있었고, 아까의 그 남자는 계속해서 맨 몸으로 침대에 기대 있었다. 















##나 나갈께….처음 보는 동생도 있는데, 이쁘게 하고 나가야쥐…..어때, 짠!## 















##와우, 누님…나 완전 뒤저버러, 화이고…..오늘 나 좇대가리 뿌러 먹어도 말리지 말드라고….## 















##성님, 너무 한거 아녀여? 요로코롬 깔쌈한 누님을 혼자 보신 현다는 야그는 국가적, 총체적 손해란 걸 알랑가 모르긋네… 요런 이쁜 봉지는 돌려 먹어야 애국혀는 거라고 예전에 도덕 시간에 배웠는디, 흐미 징한 년…….저 씹보지 번들거리는 것쫌 보드라고…..## 















##아그들아, 오늘 줄창 쑤셔도 아무 새끼줄 없다 안 허냐? 쑤시고 박다, 지칠라 치면, 바똥타치 혀서, 돌려 박고, 이어 박고….흐미, 신나부러…….오늘 날이 새도록 허장게, 얼릉?## 















흐릿한 초점이라 할지라도 중간 중간에 언뜻 맞추어지는 초점과 밝디 밝은 방안은 그 분위기를 학실하게 전달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내는 세 남자에게 둘러싸여 침대로 올려 졌다. 마치 포를 떠 내려는 갈비짝을 마대자루 위에 내동댕이 치듯이, 아내의 몸뚱아리는 물기도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세 사람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온 입에 군침을 돌게 하고 있었다. 















##왜들 이러실까? 평소답지 않게? 세 사람이 이렇게 동시에 덤비면 내가 어떻게 다 상대하라고 설랑?## 















##상대는 무신 상대? 있는 구녕으로 오는 좇대가리나 막지 않으면 쓰겄네…..안 그러냐? 아그들아?## 















##옳습니다. 성님…저 오늘 이년, 세 구녕을 아주 벌창을 만들팅께, 말리지 말드라고….## 















##알으, 알으…꼭 좇대가리에 뿔난 것들이 더 설치고 지랄이여, 지랄은?## 















나는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그 용문신이 대대 한 인간은 무리중의 최고 연장자쯤으로 보였고, 그들의 말투에서 깍두기 머리 아저씨들의 행태가 느껴지고 있었다. 집에서 살림만 하고, 죽었습니다 하면서 살아가는 줄 알고 있던 아내에게 저런 막무가내의 무시무시한 인간들이 남친으로 버티고 있었다는 사실은 나를 경악하게 하고 있었다. 아내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다. 이미 누워있는 아내의 얼굴에 올라타고 입 안에 그 무지막지한 좇을 들이밀고 허릿짓을 시작하고 있었고, 나머지 어린 놈들은 아내의 가랑이를 양쪽으로 찢을 듯이 벌린 채, 손가락으로 보지를 줄창 쑤시면서, 온 다리와 허리를 혀로 쓸고 있었다. 아내는 보지를 통해 흡사 강간 당하는 것처럼 전달되고 있을 쾌감 때문인지, 좇을 입에 물고 있으면서도 웁웁하며, 신음을 질러댔고, 허리가 뒤틀어 지면서 손가락으로 줄줄이 쑤셔대는 보지를 통해 미칠듯한 쾌감을 선사 받고 있는 것처럼, 두 다리를 벌벌 거리며, 흔들어 댔다. 















*26일 새벽 02시 10분* 















난 배달된 테이프를 마저 다 보고 나서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여겼다. 어차피 일은 벌어진 것이고, 섣불리 내가 저 상황을 방해 했다가 누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아무리 발기에 극을 달하도록 아까 본 화면에서 약들은 처먹었을 지언정, 끊임없이 섹스를 할 수는 없을 것이고, 날이 밝으면, 제 풀에 지쳐 나가 떨어져, 자연히 분위기는 가라 앉고, 아내는 어쩌면 약속한대로 정확한 시각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으으..윽윽….으으…나 미쳐부러…….이 씨부럴 년이 내 좇 끊어 먹는 갑네..흐미, 나 미쳐…억억억억….## 















허리를 바르르 떨며, 입 안에 좇을 쳐 박고 마구 허리 질을 해대던 용문신이 아내의 입안에 먼저 사정을 해버렸다. 그러나, 약을 처먹은 탓인지, 싸고 나서도 그 크기와 굵기는 꺼질 줄을 모르고 아내의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 같다. 















##성님, 용무 보셨으면, 쪼까 비켜 주쇼 잉? 우리도 거하게 한번 쑤셔 볼랑게?## 















##왜들 그래? 어흐어흐….## 















아내가 번들 거리면서 질질 흘러대는 좇물을 손등으로 훔치면서, 캠쪽을 향해 엉덩이를 돌려 엎드리고, 한 녀석이 재빠르게 그 밑으로 몸을 뉘여 좇끝을 위로 겨냥했다. 















##씨벌년아, 가랭이 안 벌려? 그래야, 보지고 똥꾸녕이고 간에 대갈빡 돌아버리게 박아주지?…..## 















##어여 말 듣지? 서로 좋고 좋은 거이, 좋은 거 아니겄소? 옳지, 덕팔아, 자세 나오는 대로 바로 쑤셔 번져….오늘 우리 한번, 쌍구녕에 쑤셔 대면서, 요년 눈까리 흰자위 한번 까보자고…## 















##옳으신 말씀은 성인군자만 혀는 줄 알았는디, 왠 성님까정? 좇질 허다 도텄남?## 















##어그그극, 이 개새끼들……그렇다고 그 약 처먹은 좇대가리를 그렇게 무자비 하게 쑤셔박니? 너그들은 에미 애비도 없냐? 억억…윽윽…아! 나 보지 째져, 똥꾸녕 찢어져, 미쳐, 미쳐….아흑어흑..윽윽……## 















##니가 시방, 우리 아부지랑 엄니를 들먹여야? 그려, 우리 아부지랑 엄니랑 떡방아 치다가니, 내가 나와 번졌다, 워쩔 것이여? 좋은 말로 혀서 안되겄구먼……덕팔아, 똥꾸녕에 니 좇대가리랑, 손가락도 같이 쑤셔 번져. 아주 눈까리가 획 돌아가게 말이여. 욱욱….썩을 년……강제로 쑤셔 박으나, 지절로 쑤셔 박으나, 이렇게 물 질질 흐르기는 마찬가진디….가리긴 뭘 가려? 성님도 한 큐 때리시쥬? 노익장 이야, 이럴 때 나오는 거라고 좇대가리만 세우면 노래 부르셨잖여유?## 















##암…그년 시끄러운 아가리는 내 좇대가리로 막아 줄팅께, 눈까리 돌아가니 겁나게 쑤셔번져…아예 오금을 못 펴게 말이여. 요런 봉지, 너그들 아무나 못 구한다 이 말이여. 알으?## 















세 사람은 정말로 집사람의 구녕 이란 구녕은 몽조리 막은 채, 방안에는 뿍쩍 거리는 소리가 가득하도록 좇질에, 좇질을 더했다. 그 와중에도 아내의 전신은 뱀처럼 구불텅 거렸고, 오히려 왜 처박느냐는 놈팽이들을 향해 벌려진 세 구녕은 잡아 먹을 듯이 달겨 들고 있었다. 이미 그들에게 있어서 보지네, 아가리네, 똥꾸녕이네 하는 구분은 존재 하질 않았다. 세 사람은 더럽지도 않은지, 똥찌끄래기가 누렇게 묻은 좇대가리를 집사람의 입에 그대로 처 넣었고, 집 사람도 아랑곳 하질 않았다. 세 사람이 사이 좋게 구녕을 돌려가며, 박아대면서 짬짬이 입안에 좇대가리를 넣어 씻어대는 형상이 보이고 있었다. 역시 아내는 신음만을 토해낼 뿐, 계속해서 입이 좇대가리로 막혀져 어떤 말도 토해내질 못했다. 















##아그들아, 쉴 것도 없어야? 싸고 나서는, 아가리에 넣고 세운 뒤에 또 박으….시간이 금이랑게……내가 아까 치솔에 저년도 한방에 돌아 버리라고 약 칠해 놨다 안 그냐? 우리라고 약 처먹었는디, 저 년이라고 장단이 빠지면, 심심허잖여?## 















##흐미, 징한 년….눈깔이가 돌아가도 요…….요…… 요분질 쫌 보드라고! 아예 허리가 진동을 해부러! 싸발년아, 쑤실 동안 잠자코 즐기랑게…..바늘귀 흔드는디, 실 꿸 수 있간디? 흐미, 쪼이는 거……똥꾸녕을 더 벌창을 내 놔야 쓰겄구먼…## 















간간히 맞추어 지는 초점에서 보이는 아내의 두 눈은 완전히 풀려 있었다. 나는 그 테이프를 보면서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면서도, 고소하다는 느낌이 같이 끓어 오르는 이유를 짐작할 수도 없었다. 저렇게 밝히니, 저렇게 당하고야 말지. 내가 평소에 예상한 것이 그렇게나 맞아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과 아울러 자알 걸렸다 라는 못된 심사마저 당연한 듯이 내 속에서 굴러 나오고 있었다. 잠이 홀랑 달아나고, 등골은 쥐어 짜는 듯이 괴로운 새벽의 떼씹 이었다. 그것도 이미 저질러진…… 















*26일 새벽 05시 20분* 















어스름 날이 밝아 오는데 택배가 왔다. 나는 그 사이, 아내가 담겨 있는 그 적나라한 테이프를 보면서 더 이상 좇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용두질을 해댔다. 다른 뭇 사내들이 아내를 갈기갈기 찢어 발기는 모습을 보면서 지독하게도 흥분이 되어가는 나의 모습이 죽기보다 싫었지만 본능은 그럴수록 마법처럼 테이프를 돌리고, 돌리고 또 돌려댔다. 아내는 이미 기진해서 눈을 뜨는 둥, 마는 둥 온 몸은 걸레처럼 온 천지에 똥 찌끄래기와 좇물을 뒤집어 쓰고서도 손 하나 까딱하질 못한 채 누워만 있었다. 그러나, 사내들은 달랐다. 시체처럼 널부러진 아내의 보지를 다시 쑤셔 대면서 기어이 아내의 입에서 미쳐 뒤질 것처럼 좋아라 하는 신음과 쾌락의 곡성을 끌어 냈으니 말이다. 















##헉헉..헉헉…성님, 이 년 보지가 퉁퉁 부어서 벌겋게 멍게 속살처럼 되야 부렀는데도, 여적 씨벌떡 대는디요?## 















##그러게 내 그런 봉지 눈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안 혀? 두번 죽어도 먹고잡픈 봉지랑게.## 















##헉헉..윽윽….이년 널부러져도 똥꾸녕 쪼이는 것 쫌 봐…..그려도 똥 한번 안 질기네 그랴?## 















##근디 이렇게 벌창을 내 놓고 괜 찮을랑가 모르겄네……성님, 이쯤 허지유?## 















##뭔 개뼉따구 같은 소릴? 끝을 보는 겨. 지 년도 벌창날 각오 혀고 일루 왔응게, 우리가 그 끝을 봐 부러야 안 되겄냐 이 말이지.## 















그 문신탱이가 두 녀석을 아내의 입 주위로 불렀다. 이미 그 놈들의 좇대가리도 밤을 가로지른 좇질로 인해 축 늘어져 더 이상 서지도 않고 있었지만… 















##잡어!# 















한 녀석이 아내의 몸을 타고 누르고 팔과 다리를 꼼짝 못하게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아내는 이미 죽은 목숨과 매한가지 인 게 분명했다. 반항도, 비명도 못 지른 채….. 















##벌리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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